브라질과의 경기에서 0-5 패배를 당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3위)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37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10일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0-5 완패를 당한 한국은 파라과이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한국은 파라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2승 4무 1패로 앞서있다. 최근 맞대결은 2022년 수원에서 열린 경기로 2-2로 비겼다. 하지만 파라과이는 최근 끝난 2026 월드컵 남미 예선을 6위로 마쳐 본선 진출을 확정한 국가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파라과이는 지난 10일 일본과의 친선전을 2-2로 비겼다.
일단 파라과이전을 통해 한국은 처진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브라질전을 통해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파라과이전에서는 이를 보완하는 대비책이 필요하다. 더불어 오는 12월 열리는 월드컵 조추첨식에서 포트 2를 사수하려면 좋은 결과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을 4개 포트로 나눠 한 조에 4팀씩 배정한다. 공동 개최국인 미국, 멕시코, 캐나다와 FIFA 랭킹 1~9위 국가가 포트 1을 구성한다. 이후 23위까지가 포트 2를 채운다. 포트 배정은 다음달 A매치 두 경기까지 성적까지 반영한 11월 FIFA 랭킹 기준으로 이뤄진다. 만약 친선전 결과가 좋지 않아 현재 순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포트 3으로 밀려난다면 포트 1,2의 강호들과 한 조에 속하기에 본선에서의 부담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파라과이전을 하루 앞둔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은 “내일 경기는 10월 마지막 A매치인데 여러 가지로 중요한 경기다. 우리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고, 무엇보다 내일은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첫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점검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테스트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한 시기라 승리가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면서 포트 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결과를 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파라과이를 상대로 브라질전과 비교해 몇몇 선수를 바꿔 시험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로테이션을 할 것이다. 지난 경기 때 많이 뛴 선수들도 있어서 몇 명은 로테이션이 필요하다. 조합과 포지션을 바꾸어가며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홍 감독은 브라질전에서 나온 공수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짚었다. 홍 감독은 먼저 공격에 대해선 “전환 플레이가 늦어서 한 군데서 몰려있다가 뺏기며 실점했다. 그런 점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겠다”고 했다.
수비 조직력 문제에 대해선 “지난 월드컵 예선에서도 실수가 있었지만 상대가 결정하지 못해 단점이 가려져 있었다면 브라질은 톱 클래스 선수들이라 우리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했다. 평가전을 통해 이러한 단점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단점에 대해 팬들이 걱정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지금 그런 게 나오지 않으면 월드컵에서 문제가 생긴다. 평가전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단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브라질전을 승리하지 못해 죄송한 일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브라질전에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을 달성한 이재성은 “지난 브라질전에서 궂은 날씨에도 찾아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많은 기대를 품으셨을 텐데 재밌는 경기를 펼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 브라질전에서 겪은 점들을 선수들끼리 이야기하며 잘 준비하고 있다. 내일 경기는 재밌는 내용과 좋은 결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팀에는 경험이 부족하고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브라질전이 큰 교훈이 됐다고 생각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강한 팀을 만났을 때 다시 한번 지난 경기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면서 “포지션별로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협력해 수비하는지, 일대일 수비를 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방어를 할 것인지와 같은 수비적인 부분을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과 맞상대하는 파라과이의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은 “파라과이가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데 대표팀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도 중요한 일이다. 남미 예선을 통과한 이후 일본, 한국을 만나고 이후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한다. 모두 우리보다 FIFA 랭킹이 높은데 높은 수준의 팀을 상대로 배울 점을 찾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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