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고 윤희서, J리그 찍고 월드컵에 서는 꿈

  • 윤형선 기자
  • 발행 2026-07-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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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수비력과 수준급 경기 운영 능력으로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탈 고교급’로 주목



고교 축구에 또 한 명의 기대주가 등장했다. 거침없는 기세로 전국 대회를 강타하는 신평고의 엔진 윤희서(18)다. 탄탄한 수비력과 수준급 경기 운영 능력으로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탈 고교급’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J리그의 전통강호 우라와 레즈 눈에도 들었다. 가능성은 무한대. 윤희서는 더 큰 무대에 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전국대회 신흥강자 신평고가 또 하나의 타이틀을 챙겼다. 지난 5월 안동에서 열린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 고교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1월에 열린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트로피다. 1988년 창단한 신평고 38년 역사상 전국대회 2관왕은 처음이다. 남은 한 해 동안 예정된 대회를 고려하면 3관왕 이상도 욕심낼 만한 기세다.



신평고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유양준 감독은 “올해 특히 선수 구성이 좋다”는 말로 최근의 강세를 설명했다. 베스트 11 외에 백업 자원들의 기량도 좋아 선수층이 두텁다. 감독 말에 따르면 “어느 자리에도 구멍이 없다”. 충남권역을 넘어 전국구 강자로 떠오른 만큼 신평고 선수들을 향한 프로와 대학 스카우트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올해에도 3학년 중 졸업하기도 전에 프로행이 확정된 선수가 여럿이다.



중앙 미드필더 윤희서도 그중 한 명이다. 탄탄한 수비력과 남다른 공격 지원 능력을 겸비한 데다 신체적 강점(180cm)까지 갖추고 있는 그는 빠른 전환 플레이를 추구하는 신평고의 핵심 선수로 손꼽힌다. 유양준 감독은 윤희서를 두고 “미드필더 전국 랭킹1위”라며 “우리 팀 전술의 핵심”이라는 말로 존재감을 정의했다. 일찌감치 여러 프로 팀에서 그를 주목했다. J리그의 우라와 레즈는 지난해부터 스카우트를 파견해 관찰하기까지 했다. 결국 고교 무대에서 J리그로 직행하게 됐다. 더 큰 도약을 앞두고 있는 10대 소년의 눈은 하늘을 향하지만, 두 발은 여전히 땅에 있다. 한국의 여느 고교생과 같은 일상을 보내면서 꾸준히 일본어를 공부하고 웨이트 훈련을 하는 것으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팬이 알아보고 응원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이 그의 종착지다.



전국 대회 휩쓴 신평고 에이스




올 초 춘계 전국고교 대회에 이어 5월 문체부장관기에서도 우승했어요.

올해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하고 있어서 흐름이 좋았어요. 춘계 대회에서 우승한 뒤에 소년체전 충남협회장배에서도 우승했거든요. 문체부장관기에서도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신평고가 전국 대회에서 2관왕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첫 역사를 써보자’고 마음을 모았죠. 선수들 모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어요.



유양준 감독은 선수 구성이 정말 좋다고 했어요. 선수 입장에선 특히 어떤 점에서 잘 맞다고 느끼나요?

제 생각에 우리 선수들의 개인 능력은 다른 팀보다 항상 좋았어요. 대신 조직력이나 팀으로 뭉치는 힘은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올해에는 그 부분에서 좋아졌다고 느껴요.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력이 더 좋아지면서 더 강한 팀이 된 거죠.



우승하는 팀에는 모두가 각자만의 몫을 해내는 선수들이 있죠.

개인적으로 크게 공헌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문체부장관기에서 상대한 팀들이 대체로 내려서는 경향이었거든요. 저에게 볼이 오는 상황이 많지 않았어요. 오히려 공격수들이 골을 많이, 잘 넣어줬습니다. 어려워질 수 있는 경기를 쉽게 풀어간 경우가 많았어요. 수비수들도 개인 능력이 워낙 출중해서 실점이 많지 않았고요. 골키퍼 친구도 정말 잘 해줬어요. (Q. 우승 공헌도에서 스스로를 평가해 본다면요?) 음, 개인 운동을 꾸준히 했어요.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대회를 앞두고는 줄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줄넘기는 체지방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고, 통통 튀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본인은 겸손하게 말하지만 감독님은 “말 그대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고 하셨어요.

감독님은 공을 뺏긴 자리에서 바로 우리 공으로 가져오는 걸 주문하세요. 저도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에게는 ‘누구를 상대하든 항상 똑같이 하라’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 편이에요. 조금이라도 건방 떨거나 대충 하려는 모습이 나오면 바로바로 잡아주시죠.(웃음) 1학년 때부터 강조하셨던 부분이라 저에게 각인된 말씀이에요. 사실 저도 경기가 안 풀리거나 몸이 좋지 않으면 느슨해질 때가 있는데,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정신을 차리죠. 제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시는 말씀이니까 당연히 잘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팀에서 호흡이 가장 잘 맞는 파트너는 누구인가요?

7번 이은환 선수와 11번 박정민 선수예요. 둘 다 3년 동안 함께 뛴 친구들이죠. 은환이랑은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다 알아듣고 움직여요. 정민이는 윙포워드인데, 제가 패스를 원하는 방향을 요구하면 바로 뛰어 움직여서 잘 받아줘요. (Q. 배우로 활동하시는분과 같은 이름이군요?) (친구)정민이가 더 잘생겼습니다!(웃음)



우승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나 순간을 꼽아본다면요?

개인적으로는 16강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덕고를 상대했는데, 전반전에 저희가 하고자 했던 플레이를 못해서 0-0이 되었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감독님이 요구를 많이 하셨습니다. 후반에는 제가 골도 넣고 어시스트도 해서 팀이 2-0으로 이겼어요. 포지션이 미드필더이다 보니 골을 넣을 일이 별로 없는데, 그 경기에서는 두 골 모두 관여해서 좋았습니다. (Q. 득점 상황을 복기해 본다면요?) 우선 어시스트 상황은 볼이 뜬 상태에서 잡은 거였어요. 먼저 밑으로 잡아놓은 뒤 치고 나갔죠. 점점 골대와 가까워진 상황에서 상대 수비 사이 빈 공간에 우리 선수가 있는 게 보였어요. 그곳으로 패스를 보낸 게 득점으로 연결된 장면이에요. 제 골은 프리킥으로 성공한 것이었어요. 페널티 박스 10미터 앞에서 프리킥 기회가 났죠. 원래 다이렉트로 때리는 건 잘 못했는데, 상대 수비벽과 골대 위치를 보니까 발등으로 때릴 수 있는 각이 나왔어요. 때릴 때 너무 잘 맞는 느낌이라 ‘이건 골이 된다’ 싶었습니다.(웃음)



로드리 닮고 싶은 차세대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는 경기 운영의 키를 쥐고 있는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골 넣는 스트라이커나 철벽 활약을 펼치는 수비수에 비해 주목받기 힘든 자리이기도 해요. 미드필더로서 포지션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상대가 강할수록 더 흥미를 느껴요. 상대가 강할수록 (수비 일선에서)잘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상대팀에서 잘하는 선수를 제가 묶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짜릿하고요. 그런 상대를 만나면 제 에너지의 150%, 160%를 쏟아내게 되어 즐거워요.



축구를 시작하고 좋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동네 아이들과 축구를 한 게 시작이었어요. 그땐 그냥 축구하는 게 재밌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빨랐던 것 같은데, 제가 뛰면 친구들이 다 나가떨어지니까 짜릿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언제부터 미드필더로 뛰었나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센터백으로 활약했어요. 또래에 비해 키가 컸거든요. 매탄중 1학년 때 당시 백승주 감독님이 미드필더 자리를 권유하셨어요. 제 생각에는 패스 능력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동료가 편하게 받을 수 있거나 골대랑 가까운 쪽으로 패스를 주는 편이었는데, 나름대로 세밀한 플레이를 잘했던 것 같습니다. (Q. 수원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했군요.)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수원삼성 유스팀이었는데, 자연스럽게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와 꿈이 생긴 시절이었죠. 수원 경기가 있을 때 볼보이도 했고 훈련장에서도 프로 선수들을 지켜볼 수 있었어요.



신평고 진학은 의외의 결정이었던 셈인가요?

매탄고로 진학을 못 한 거죠. 중학교 때 나름대로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신평고로 올 때도 제가 제일 잘하는 선수일 줄 알았어요. 막상 와서 보니 3학년 형들은 말할 것도 없고 또래 친구들도 잘하는 선수들도 너무 많더라고요. 설렁설렁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노력을 하지 않으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죠.



유양준 감독은 희서 선수를 두고 “황인범 같은 스타일”이라고 했어요. 수비 가담, 활동량, 템포 조절, 패스 같은 공격 지원 센스가좋다는 뜻이겠죠. 실제로 비슷하다고 생각하나요?

황인범 선수와는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황인범 선수를 쫓아가려면 첫 터치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활동량도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롤모델이 있나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요! 스페인 선수를 좋아하는데, 로드리는 특히 볼을 쉽게쉽게 너무 잘 차요.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서 그 플레이를 닮고 싶어요. 유튜브로 경기 영상도 찾아보고 챙겨봐요.



미드필더로 큰 키(180cm)라는 강점까지 갖춰 미래에 더 좋은 경쟁력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이 있어요.

저도 신체 조건은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아직도 자라고 있나요?) 조금 더 크면 좋겠는데, 이제 키 성장은 끝난 것 같아요.(웃음)



월드컵이 한창인 기간이에요. 좋은 교본이 되겠어요.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팀은 일본과 아르헨티나, 브라질이에요. 일본은 아시아 팀처럼 느껴지지 않고 세계 무대에서 꿀리지 않는 경쟁력을 보여주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건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도 있나요?

역시 메시(아르헨티나)죠. 메시는 슈팅이면 슈팅, 드리블이면 드리블, 패스면 패스 모든 면에서 1등인 선수잖아요.



J리그 찍고 월드컵에서 뛰는 꿈




운동장 바깥의 일상이 궁금해요. 고3 윤희서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축구 외에 좋아하는 건 온라인 게임이에요. 종종 외박을 나가면 옷 구경하거나 쇼핑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진로가 정해져서 조금 홀가분한 시기일 것 같아요. J리그 우라와 레즈 입단이 확정되었죠? 작년부터 팀 관계자들이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한 번씩 경기장에 팀 관계자들이 오셨던 것 같아요. 그럴 때면 코치님이 귀띔해 주셨는데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말씀도 함께 하셨습니다.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괜히 어렵게 드리블 같은 거 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고요. 저도 크게 신경 쓰거나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뛰었는데, 제 플레이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지금은 좋은 팀에 가게 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로 무대에 적응하거나 새롭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오히려 좋은 팀에서 제가 어디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지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경쟁하면서 충격 받지 않고 잘하기 위해서는 더 잘 준비해야죠.



프로행을 대비한 마인드셋이랄지,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고요.



축구 선수로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월드컵에 나가는 게 꿈이에요. 대한민국 축구팬들이 모두 알아 보고 응원해 주시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프로 무대에서도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A대표팀에도 선발되는 선수가 되어야겠죠. 그 순간을 위해 더 열심히, 꾸준히 준비해야 하고요. (Q. 당장 다음 월드컵에 도전해 볼 수도 있겠죠) 꿈꾸면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힘닿는 데까지 최대한 노력하려고요. 티브이 중계에서 (팬들이)보실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남은 한해를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내년에 일본에서 뛸 준비를 착실히 하면서, 올해 남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게 목표입니다. 팀과 함께 지지 않는 축구를 하고 싶어요. 지금 멤버들과 함께 충분히 그런 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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