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우승’ 대동세무고 박민서 감독 “KFA 훈련 도입 효과 봤다”

  • 김철현 기자
  • 발행 2023-06-07 10:45

[사진=대한축구협회]




대동세무고의 창단 후 첫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박민서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의 유소년 훈련 프로그램을 팀에 적용해 좋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박민서 감독이 이끄는 대동세무고는 지난달 19일 함안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28회 무학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터진 배유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경기용인태성FC U-18 팀을 1-0으로 이기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대동세무고 축구부는 1992년 창단한 이후 31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아직도 학교 내 구장이 맨땅일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뛰고 있는 대동세무고가 이렇게 놀라운 성적을 낸 데는 박 감독의 역량이 큰 몫을 하고 있다. 7년 동안 코치 생활을 하다 2020년부터 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올해 2월 춘계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키더니 마침내 정상의 자리까지 섰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가 무학기 우승을 이끈 박민서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감독은 올해 전국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으로 겨울훈련을 꼽으며 “KFA의 유소년 훈련을 접목해 아이들에게 포지션별 맞춤 훈련을 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사진=대한축구협회]


- 무학기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우승 당일은 얼떨떨해서 제대로 소감도 말하지 못한 것 같다. 대동세무고 코치와 감독으로 11년 차인데 우승하게 돼 기쁘고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환경이 열악하고, 일반 학생들의 성적이 좋아 상대적으로 축구부 선수들이 성적을 잘 못 받기 때문에 선수들이 우리 학교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를 믿고 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승하고 나서 아이들을 일일이 안아주며 고맙다고 말했다.



- 2월 춘계대회 준우승에 이어 창단 후 첫 우승까지 이룬 비결은?

올해는 겨울훈련을 다르게 진행했다. KFA에서 진행하는 훈련을 접목해 부분 전술을 짰다. 특히 포지션별 맞춤 훈련을 한 것이 주효했다. 4주간의 훈련 기간 중 연습경기는 5번만 했다. 부상자 없이 2월 첫 대회에 컨디션을 맞추며 좋은 흐름을 탔다.



-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남다르겠다.

학교 운동장 규격이 40m x 60m 정도 된다. 그마저도 반듯한 사각형이 아니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포지션별 훈련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팀 전술 훈련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노원이나 서대문에 있는 운동장을 빌려 진행한다. 그래도 교장 선생님께서는 2025년에는 인조잔디를 깔아준다고 약속하셨다.



- 고교 우수지도자로 선정돼 최근 독일 연수를 다녀왔다. 다녀와서 느끼고 배운 점은?

KFA에서 진행하는 훈련을 참고했다고 말씀 드렸는데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들도 KFA와 비슷한 방식으로 훈련하더라. 한국과 독일 유소년 선수들이 다른 점을 찾아봤는데 훈련 집중도와 자세였다. 독일은 즐겁게 하면서도 100% 자기 실력을 쏟아내는데 우리는 즐겁게 하라고 하면 장난처럼 한다. 다녀와서도 아이들에게 훈련 자세를 강조했다. ‘축구를 못하는 건 죄가 아니다. 그러나 축구화 신고 운동장에 나와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죄’라고 말했다. 독일 유소년 훈련을 통해 훈련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 앞으로의 목표는?

성적이 어느 정도 나더라도 신입생 스카우트에 어려움이 많다. 1년에 14명 밖에 뽑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도 후배들을 위해 한발 더 뛰어달라고 한다. 우리 학교에 와준 아이들은 축구계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특성에 맞는 훈련을 시키려고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축구부는 그동안 눈엣가시였다. 학교에서도 그다지 인식이 좋지 않았는데 성적을 내고 오니까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봐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둬서 선수들이 오고 싶은 축구부로 만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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