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FC 인석환 ‘정교한 크로스는 나의 무기’

  • 강대희 기자
  • 발행 2021-05-12 10:25


대축구에서 윙백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 깊게 관여해야 한다. 그만큼 다재다능해야하면서 센스도 겸비해야 한다. K3리그 청주FC의 인석환(24)도 윙백이 갖춰야 할 장점을 모두 지녔다. 발 빠른 빌드업과 정교한 크로스, 탁월한 볼 센스는 그가 지닌 최고의 무기다.



K3 · 4리그에는 숨겨진 보석들이 많다. 프로에 올라갈 실력을 충분히 갖췄음에도 나름의 사정으로 꿈을 잠시 접은 이들이 이곳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인석환도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다소 늦은 중학교 시절 처음 축구와 만난 인석환은 각고의 노력 끝에 프로 유스 명문인 울산현대고(울산현대 U-18)에 진학했고 이후 성균관대에서 프로 진출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성균관대 졸업 후 인석환이 선택한 차기 행선지는 K3리그 청주FC였다.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청주FC 코칭스태프가 손을 내밀었다. 2020년부터 청주FC에서 뛰고 있는 그는 2년 차인 올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올려 프로 진출에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두드리면 언젠가는 열린다’는 말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인석환의 장점은 다양하다. 이천중 시절 공격수로 첫 발을 뗐지만 우수한 선수들이 많은 울산현대고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기 위해 거의 매일 킥을 연습했고, 노력 끝에 정교함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성실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성균관대 시절에는 전담 키커 역할을 하며 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4cm의 장신 공격수 이형경(현 울산현대)과 합작해 많은 골을 만들어냈다. 물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전천후 선수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갔다.



청주FC에는 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담 키커 뿐만 아니라 중앙에서의 연계 플레이에 적극 가담하는 등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석환은 “K3리그도 절대 쉽지 않은 무대”라면서 “이 무대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 K리그1이나 K리그2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해 K3리그 2년 차가 됐어요.

지난해 팀이 아쉽게 스플릿 A에 올라가지 못했어요.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쉬운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올해도 초반 리그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데(현재 4경기 3무 1패) 저를 포함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서서히 올라오고 있고 조직력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어서 좋아질 것 같아요. 갈수록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예요.



통합 K3리그, 경험해보니 어떤가요?

과거 내셔널리그에 있었던 팀들과 경기를 할 때는 확실히 긴장감을 가지고 나서는 것 같아요. 잘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잖아요. 통합해서 리그를 치르다보니 매 경기가 긴장되면서도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K3리그가 별로 힘들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성균관대 시절에 K3리그 팀과 연습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이죠. 그런데 막상 와보니 여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청주FC 소속으로 처음 K3리그 경기에 나섰을 때는 당황했던 기억만 나요. 피지컬 차이도 그렇고, 분위기도 다르고요.



청주FC에 오게 된 계기는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프로 진출을 노렸는데 여러 가지가 잘 맞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어요. 자세히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계획했던 일들이 많이 틀어졌죠. 그 때 청주FC에서 손을 내밀어 주셨어요. 그래서 오게 됐는데 잘 온 것 같아요. 청주에 따로 연고가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경기도 이천시가 집이거든요. 이곳 청주에서는 구단에서 마련해준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죠. 다행히 큰 어려움은 없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숙소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곳에서도 불편함없이 지내고 있어요.



올해 청주FC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프로 진출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만큼 K3리그에서 제가 가진 능력을 아낌없이 쏟아내 K리그1이나 K리그2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옛날이야기를 해보죠.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나요?

중학교(이천중) 시절부터 시작했어요. 남들보다 늦은 편이죠. 동네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하고 싶다고 부모님한테 말씀드렸는데, 부모님이 처음엔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너무 힘든 길이라고요. 아버지가 축구선수를 잠깐 하셨거든요. 이 길이 워낙 힘든 길이라는 걸 잘 아셨죠.



부모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제가 하도 축구를 하고 싶다고 하니 부모님이 ‘그럼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사실 중학교 들어가서 그만둘 줄 알았대요(웃음). 너무 힘드니까요. 그런데 악착같이 버텼어요. 고등학교(울산현대고)도 장학금을 받지 않으면 (축구를)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거든요. 그래서 저를 더 믿어주신 것 같아요. 울산현대고 진학이 확정됐을 때는 부모님이 크게 기뻐하셨어요. 부모님 두 분 다 눈물을 흘리실 정도로요.



울산현대고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더 긴장됐을 것 같아요.

중학교 때까지 공격수였고, 처음 울산현대고에 진학했을 때도 공격수로 갔어요. 그런데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이 모이는 팀이다 보니 저만의 무기가 필요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꿨죠. 그리고 거의 매일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연습을 했어요. 코치님께 따로 부탁을 해 새벽에도 저녁에도 개인 연습을 많이 했죠.



포지션 변경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처음엔 확실히 낯설었어요. 공격수가 아니다보니 골 넣는 재미도 없었죠. 그런데 제 발에서 도움이 계속 나오니 점점 재미있어지더라고요. 현대축구는 윙백에서 시작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조금씩 재미를 붙여가며 하다 보니 이제는 편안해졌어요.



크로스를 정교하게 올리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요?

노하우라고 말할 건 딱히 없지만, 저는 무엇보다 좋은 크로스를 올렸을 때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했어요. 계속 그 느낌을 상기시키면서 크로스를 올렸던 것 같아요. 여러 번 해봐야 감이 잡히거든요. 무엇보다 제 크로스를 잘 받아주는 선수들이 있었기에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청주FC에서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나요?

성균관대 시절에는 전담 키커로서의 역할을 주로 수행했지만 지금 청주FC에서는 대학 때보다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서원상 감독님께서는 제가 크로스를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중앙에 들어와서 연계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길 원하시죠. 역할이 많아진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려고 해요. 저를 믿고 기용해주시는 만큼 제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려고 합니다.



성균관대 시절 이야기를 해볼까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 성균관대에 진학하게 됐는데 당시 사령탑이 설기현 감독님(현 경남FC 감독)이셨어요. 설기현 감독님하면 현역 시절 크로스로 유명했기에 가서 배울 게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실제로도 그랬어요. 감사하게도 1학년 때부터 감독님에게 많은 기회를 받았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죠.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배웠나요?

설기현 감독님은 조직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요. 처음 접하는 축구였기에 재미있었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팀플레이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어요.



대학 대표로 덴소컵에도 출전했어요(인석환은 2019년 3월 통영에서 열린 제16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 한국 대학선발팀으로 출전했다).

2019년 2월 제55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통영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당시 저희 팀 사령탑을 맡고 계셨던 정성천 감독님으로부터 제가 덴소컵 대회에 나가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축구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해보는 국가대항전인데 상대가 무려 일본이었죠(웃음). 그 때를 되돌아보면 일본이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펼쳐 굉장히 까다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선수들 모두가 ‘절대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 경기에 나섰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아요(한국 대학선발팀은 이 경기에서 일본을 2-1로 꺾고 2004년 대회 시작 이후 홈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리버풀FC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좋아해요. 크로스와 킥에 특화되어있는 선수인데 저랑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아 평소 아놀드의 플레이를 자주 보고 있어요.



-평소 취미가 있나요?

특별한 취미는 없어요. 축구를 하지 않을 때는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죠. 요즘엔 아이유의 노래를 즐겨 들어요(웃음).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요?

청주FC에서 뛰면서 팬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있어요. 코로나 시국인데도 많은 분들이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주시죠. 그래서 저희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것 같아요. 올해 초반 스타트가 별로 좋지는 않은데 차근차근 반등해서 청주FC를 K3리그 챔피언십까지 올려놓고 싶어요. 그 다음 프로에 진출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PROFILE

생년월일 : 1997년 3월 13일

신체조건 : 178cm 67kg

포지션 : 수비수(RB, LB)

주요 경력

이천중 - 울산현대고 - 성균관대 – 청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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