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재능 겸비한 멀티 플레이어, 성균관대 정재민

  • 강대희 기자
  • 발행 2021-11-24 15:21


한 가지만 잘하는 것도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데 두 가지를 모두 잘한다면 어떨까? 성균관대 2학년 정재민은 스트라이커와 센터백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다. 192cm의 큰 키와 뛰어난 기량으로 그라운드의 앞과 뒤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물씬 발휘하는 대학 축구 유망주 정재민을 ONSIDE가 만나고 왔다.



“정재민은 스트라이커와 센터백의 역할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키도 큰데 발밑 기술도 세밀하고 스피드도 좋다.” - 성균관대 김정찬 감독



멀티 플레이어는 팀에서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옮겨가며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해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재민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U리그 정상 등극을 노리는 성균관대는 스트라이커와 센터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정재민의 존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학교 2학년인 올해는 정재민에게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 해였다. 상반기에는 두 번의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하반기에는 서서히 회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용인대와의 U리그 경기에서 날카로운 헤더골을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그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했다”는 정재민은 이제 회복의 속도를 높여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쏟아낸 뒤 꿈에 그리던 프로에 진출하는 것이 지금 이 순간 정재민이 그리는 로드맵이다.



-올 시즌도 벌써 끝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어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아쉬움이 조금 남는 것 같아요. 상반기에 발목만 두 번을 다치면서 경기에 많이 뛰지 못했거든요.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했는데 다행히 지금은 회복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어요. 이제는 남은 경기들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같은 U리그 4권역에 용인대, 연세대 등 강팀들이 있어서 경쟁이 치열했을 것 같아요.

우승 후보가 둘이나 있어서 결코 쉽지 않았죠. 그런데 용인대, 연세대 말고 다른 팀들도 만만하지 않았어요.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이제 대학 축구에는 적응이 됐나요?

지난해 신입생으로 입학했을 때는 축구 스타일이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파워풀한 느낌이라 거기에 적응하는데 우선 신경을 썼는데 2학년이 되니 이제는 힘뿐만 아니라 스피드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매번 감독님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했더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아요.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감독님과 코치님이 평상시에는 기본적인 것만 잘 지키면 모든 걸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강조하세요. 그래서 편하게 지내고 있죠. 분위기는 항상 화기애애해요. 저희 팀은 서로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즐기거든요. 기본적인 규칙에 자율을 더하니 균형 잡힌 생활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것 같고요.



-평소 김정찬 감독님이 강조하는 것이 있나요?

제가 팀에서 스트라이커와 센터백을 둘 다 보거든요. 그래서 김정찬 감독님은 스트라이커로 나설 때도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세요. 기본적으로 수비의 안정감이 있어야 이길 수 있는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팀 상황에 따라 두 자리를 오가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어디에 서든 제게 주어진 책임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언제부터 두 포지션을 모두 보게 됐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스트라이커였어요. 골을 넣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쭉 공격수만 했었죠. 그런데 성균관대에 들어오니 감독님께서 ‘수비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두 가지 포지션을 모두 제안하셨는데 제법 흥미로워서 저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요.



-전혀 다른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는데 당황스럽지는 않았나요?

감독님은 항상 준비된 선수라면 모든 포지션을 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저도 감독님 말씀에 공감하고 있고요. 저희 팀에는 저 말고도 여러 가지 포지션을 보는 선수들이 몇 명 더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적응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감독님께서는 공격과 수비가 둘 다 가능하면 프로에 가도 확실히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하셨거든요. 제가 생각해도 미래를 봤을 때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해요.



-스트라이커와 센터백 중에 더 자신있는 포지션이 있나요?

원래는 공격수를 꾸준히 했으니 공격에 자신 있었죠. 그런데 대학교에 와서 수비 훈련을 해보니 공격은 재미있지만 수비는 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공격으로 나섰을 때 경기력이 조금 더 좋은 것 같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수비수로서의 역량도 더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키가 192cm이다 보니 공격할 때는 장점이 확실할 것 같아요. 9월 용인대와의 U리그 경기에서 헤더골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아무래도 제가 키가 크다 보니 공중볼 다툼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전부터 주위에서 헤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를 해주셔서 훈련을 할 때마다 꾸준히 점프력이나 헤더 타점을 맞추는데 신경을 쓰고 있어요.



-발밑 기술이나 스피드도 나쁘지 않다고 들었어요.

저랑 키가 비슷한 친구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발밑 기술이나 스피드가) 괜찮은 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만족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부족한 면이 많거든요.



-평소 자신의 플레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참고하는 것이 있을까요?

공격수 중에서는 엘링 홀란드(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플레이를 눈여겨보는 편이에요. 키가 194cm인데 스피드도 좋고 슈팅 능력도 좋아서 그 선수의 플레이를 자주 보는 편이죠. 공격수로서 닮고 싶은 롤모델이기도 하고요. 아직 수비수 쪽에서는 롤모델을 찾지는 못했는데 제가 조금 더 능력을 키우게 되면 수비 롤모델도 꼭 찾고 싶어요.



-주변에서는 내년 프로 입성이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어요.

정말 그렇게 말씀하고 계시나요(웃음)? 아직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데 그래도 선수라면 누구나 프로 진출을 꿈꾸잖아요. 올해를 잘 마치고 프로에 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가게 되면 경기에 뛰는 것이 목표인데, 그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공격수든 수비수든 상관없이 감독님이 원하는 포지션으로 나설 준비도 되어 있고요.



-2019년에 남자 U-18 대표팀, 2020년에 남자 U-19 대표팀에 소집되기도 했어요.

연령별 대표팀으로 파주NFC에 다녀왔던 경험은 제게 있어 특별하죠. 파주NFC는 정말 밥이 맛있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소속팀에만 있다보면 제가 하고 싶은 플레이만 하면서 조금은 나태해질 수 있는데 이렇게 한 번씩 연령별 대표팀에 다녀오면 저의 부족한 면이 느껴지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느꼈나요?

연령별 대표팀에는 프로에 있는 선수들도 많이 모이잖아요. 그래서 소속팀에 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템포의 경기와 훈련을 진행하는데, 이를 소화하다 보면 스피드랑 힘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평소에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점프 훈련 등을 수시로 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올해 U-20 월드컵 출전을 노려볼 수도 있었을 텐데요.

맞아요. 원래대로라면 올해 U-20 월드컵이 열렸어야 했는데 취소됐죠.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에요. 받아들여야죠.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U-23 대표팀을 목표로 해볼 수 있겠어요.

남자 U-23 대표팀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노리는 팀이잖아요.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올림픽에 가보고 싶지 않을까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갈 수만 있다면 꼭 올림픽에 가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에 가서 최선을 다해 자리를 잡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골을 많이 넣거나 혹은 수비수로서 기량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5년 안에는 프로에 가서 1년에 15경기 정도 꾸준히 뛰면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그 다음에는 축구팬들이 ‘정재민’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하는 능력 있는 선수로 기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PROFILE

생년월일 : 2001년 10월 28일

신체조건 : 192cm 85kg

포지션 : FW, DF

출신팀 : 성남FC U-12 – 부천여월중 – 동북고 – 성균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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