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3팀에서 다시 뛰는 박진포선수

  • 정상훈 기자
  • 발행 2021-03-08 12:22



“운동장이 그리웠습니다.”



1년 여 만에 녹색 그라운드를 밟았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박진포에게는 결코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박진포는 올해부터 K3리그 울산시민축구단에서 뛴다. 울산 출신으로 초·중·고를 모두 울산에서 나온 그는 2011년 성남일화(현 성남FC)에서 데뷔해 2019년 제주유나이티드까지 총 255경기에 출전, 6골 22도움을 기록한 베테랑 수비수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2019년 소속팀인 제주유나이티드가 K리그1 최하위로 강등당하면서 팀을 나오게 됐고, 2020년에는 소속팀 없이 공백기를 가졌다. 공백기 동안 유소년 축구클럽을 운영하면서 미래의 유망주를 키우는데 집중했지만, 팬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아쉬움이 박진포를 울산시민축구단 입단으로 이끌었다. 박진포는 6일 정왕동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K4리그 시흥시민축구단과의 2021 하나은행 FA CUP 1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은 비록 0-2로 패배했지만 박진포는 오른쪽 측면에서 90분 동안 특유의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상대의 공세를 방어하는데 집중했다.



박진포는 “힘들었다”는 한마디로 복귀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우리 팀 모두가 FA컵 1라운드를 잘 준비했지만 져서 안타깝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물론 체력적으로 힘든 것보다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기쁨이 더 컸다. 박진포는 “운동장이 그리웠다”면서 “쉬는 동안 (그라운드를 향한) 목마름이 있었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진포가 낯선 무대인 K3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윤균상 감독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울산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항상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울산이 그리웠다. (윤균상) 감독님을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는데 좋은 시기에 기회를 주셔서 함께 할 수 있었다. 현재 축구교실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배려해주셨기에 합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진포는 은퇴 전까지 울산시민축구단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것만이 팬들에게 아름다운 작별인사를 건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팬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못 드리게 된 아쉬움이 있다”면서 “울산시민축구단에서 다시 기회를 주셨기에 여기서 마무리를 잘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후배들과 함께 해 더욱 기쁜 마음이다. 박진포는 “K3리그에 와 보니까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다”면서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반성하게 된다. 이 선수들에게 내 경험을 나눠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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